영혼의 산책

목사와 알러지


내가 주일날 아침이면 꼭 먹는 약이 있다. 알러지 약이다. 

호주에 와 산지 10년쯤 지났을 때 부터 소위 'hayfever'라고 하는 알러지 반응이 보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재채기를 하거나 콧물이 흐른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예상치 못하게 연히 찾아온다. 

그런데 나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재채기와 콧물이 한 번 시작되면 멈추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목회를 시작하고서도 이게 문제였다. 
교회에 가서 목사가 연신 재채기를 하고 콧물을 흘린다면 예배가 어찌 되겠는가? 특히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그래서 늘상 주일날 아침이면 알러지 약을 복용하고 또 설교 가방에도 넣어서 가지고 다니며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다. 

그 때문인지 알러지 때문에 재채기 하며 찬양하거나 콧물 흘리며 설교한 적은 없었다. 하나님의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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